오후 4시35분 밀양역 서울행 KTX열차 예약시각을 감안할 때, 천황재 방면의 라이딩에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따라서 당초계획보다 아침시간을 1시간 앞당겨 5시에 기상, 식사후 6시30분에 출발하였다.
숙소에서 배내고개까지 약 4.5km 되는 도로는 단장천 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만만치 않은 업힐로서 천황재를 오르기 위해 충분한 워밍업이 되고 남음이 있었다.
▲06:30 숙소를 나서며 2일차 라이딩을 시작한다
배내고개에 올라 배내골 방면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본격적으로 천황재를 오르는 산길에 접어든다.
약 1.5km 정도 되는 급경사 업힐을 오르니 능동산과 천황산을 잇는 능선의 약 8~9부 능선 임도길에 오르게 된다.
임도의 상당히 긴 구간이 잘게 부순 자갈돌로 포장되어 있다.
자갈길을 달리는 느낌은 일반도로보다 힘이 두배는 더 들지만,
16개의 바퀴에서 내는 마찰음이 마치 웅장한 영남알프스의 대자연과 화합의 하모니를 합주하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하였다.
▲배내고개에서 배내골 방면을 배경으로~~
▲자갈돌 포장길을 달리는 일행들
▲밀양 백운산의 백호바위
자갈길 구간을 지나니 이제 자연 그대로의 험한 너널길 도로를 만나게 된다.
이 구간에서는 일부 끌바를 하기도 하지만 친근감이 있어 좋았다.
얼음골삼거리에 부근에 당도하니 병풍처럼 천황산, 천황재, 재약산을 배경으로 넓다란 억새밭 평원이 펼쳐져,
은빛물결의 그 아름다운 경관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엄음골삼거리(샘물상회) 앞에서 바라본 억새밭(왼쪽 봉우리가 재약산, 중간의 흰색 공간이 천황재, 오른쪽 봉우리가 천황산)
▲샘물상회(영남알프스를 찾는 등산객들에게는 방앗간 같은 곳)
기념사진을 찍고 나니 몰려오는 시장기를 느끼며 부근의 간이휴게소 샘물상회로 향한다.
도토리묵에 막걸리로 배를 채우니 새로운 기운이 솟아난다.
식수를 보충하고 그곳에서 약 2km 정도 남은 거리에 있는 천황재를 향해 나아간다.
다시 험한 너덜길 구간을 통과하니 드디어 은빛바다 천황재 억새평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침목을 징검다리처럼 가로로 깔아 놓은 길을 따라 억새밭에 파묻히듯 통과하니 천황재 중심의 목재데크에 다다른다.
▲▼드디어 목적지 천황재 억새평원에 도착하다(윤일님)
▲이글님
▲LA조님
▲드림님
▲행복한도전님
▲흰구름님
▲미카엘님
▲맑은샘
▲▼천황재에서 단체 인증샷
이곳에서 북북서쪽으로 오르면 천황산이 이어지고, 남남서쪽으로 향하면 재약산에 오르게 된다.
우리는 억새밭을 뚫고 동쪽으로 개설된 나무침목길을 따라 사자평 억새평원(표충사 방면)으로 향한다.
천황재에서 동쪽으로 1km 내려가면 삼거리 간이휴게소를 만나게 되고 그곳에서 우측길(남쪽)로 1km 정도 내려가면 사자평 억새평원을 만나게 된다.
간이휴게소에서 부추전에 막걸리로 요기를 하며 길을 확인차 물어보니 젊은 친구가 나서서 알려주는데,
그 방향으로 나서니 직진은 주암마을 방면이고 갈림길에서 우측은 산오름길이 나온다.
뭔가 잘못된 예감이 들어 되돌아와 휴게소 주인에게 재차 확인하니 젊은 친구가 엉뚱한 곳을 알려준 것이었다.
(간이휴게소에서 우측길이 사자평, 표충사 방면이다)
집에 와서 지도를 살펴보니 젊은 친구가 알려준 방향은 표충사와는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한 생각이 든다.
▲사자평 방면으로 이동한다
▲천황재에서 사자평 방면으로 1km 지점의 삼거리에 위치한 간이휴게소
아무튼 간이휴게소 삼거리에서 우측길을 따라 좁은 직선 너덜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마음 한켠으론 불안감이 남아있다.
약 500m 정도 내려오니 다리가 부서진 V자 계곡을 건너는 지점을 만나게 되는데 그제서야 그 길이 우리가 계획한 코스가 맞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그 V자 계곡은 다른 선험자의 인터넷 블로그에서 사진으로 보았던 곳이기 때문이다.
사전에 답사를 하지 않은 초행자가 여러 일행들을 리드하다 보니 예기치 않게 겪게 되는 해프닝이다.
그곳을 통과하니 광활한 억새평원이 드러난다.
이름하여 사자평이다.
영남알프스의 마지막 억새평원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며 은빛향연을 마음껏 즐기고 이제 표충사 방면으로 내려온다.
사자평을 관통하는 길은 넓은 구들장 암석을 깔아 놓아 운치가 있고,
이 길을 통과하는 라이딩은 구들장 암석을 통과할 때마다 출렁거림이 마치 말을 타고 달리는 기분이었었다.
▲다리가 부서져 내린 V자 계곡
▲▼사자평 억새밭에 도달하다. 구들장길을 달리는 기분이 마치 총총거리며 달리는 말을 탄 느낌이다
▲▼끝없이 펼쳐진 사자평습지의 억새밭을 배경으로
사자평이 끝나는 지점에 도달하니 밀양고 총동창회 가족등반대회가 진행중인데 막걸리 한잔 하고 가라고 권한다.
김밥, 모두부, 김치, 막걸리 등을 푸짐하게 내어 놓으며 훈훈한 인정을 베풀어준다.
예기치 않게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하게 될 줄이야.
▲밀양고 총동창회 행사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하다(따뜻한 인심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그곳에서 표충사까지 내려오는 길은 약 6km 정도의 계속되는 다운힐로서,
우측 재약산의 웅장한 산세와 깊은 계곡과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역시 영남알프스라는 말을 되뇌이며 내려왔다.
이래저래 시간이 절약되어 천년고찰 표충사 경내를 한바퀴 관람하며 한껏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표충사에는 임진왜란 때 승병으로서 나라를 구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서산대사 · 사명대사 · 기허대사 3대사의 ‘충혼’을 기리기 위해 영정을 모신 사당이 있다 것이 특별하다.
표충사에서 밀양역까지 약 27km의 도로 라이딩을 끝으로 1박2일 영남알프스 라이딩여행의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서산대사 · 사명대사 · 기허대사 의 ‘충혼’을 기리기 위해 영정을 모신 사당 앞에서
▲밀양교 위에서 영남루를 배경으로
▲밀양교에서 내려본 유유히 흐르는 밀양강의 모습
▲▼영남알프스 1박2일 라이딩의 종지부를 찍다(일행 모두가 긴장이 풀리면서 성취감과 함께 급격한 피로감 몰려오는 듯 하다)
아무런 사고 없이 계획된 라이딩을 모두 마치게 되어 큰 행운으로 여긴다.
다소의 시행착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협조와 배려와 아량을 베풀어 주신 챌린지 멤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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